스물 둘 하소연 아빠한테 묻고 싶다. 내가 그렇게 미워?난 모르겠다. 내가 뭘 잘못한건지.난
아빠한테 묻고 싶다. 내가 그렇게 미워?난 모르겠다. 내가 뭘 잘못한건지.난 술 먹고 가족 사진을 커터칼로 얼굴을 찢어내는 사람과 가족을 할 수 없다. 그 뿐이다. 아주 어릴 적 술먹고 리모컨 달라는 거 안 갖다줬다고 아빠가 가족 사진을 던져서 액자를 깨부셨을 때 난 그때 바보 같이 다음날 아빠한테 사과했다 안 갖다줘서 미안하다고. 아빠는 괜찮다고 했다. 지금 생각하면 미친… 뭐 더 할 말이 없다.근데 지금 난 스물 둘이다. 나는 술먹었으면 방 가서 곱게 자란 말에 화나서 커터칼로 내 얼굴 사진을 벅벅 긁는 사람과 이젠 대화하기 싫다. 근데 내가 그렇게 미운가보다. 어떻게 사람이 말 한 마디를 같은 집 살며 반년 째 안 걸지? 이걸 내가 먼저 사과해야하는 일이었다고? 정말 의문 투성이다.갱년기가 아니라 정신병 같다. 요즘은 아주 딱 살기 싫은 마음 뿐이다. 언제 죽어도 아무렇지 않다. 요즘은 가만 있다 죽어버리는 상상을 한다. 창이 있으면 뛰어내리고, 도로가 있으면 빨간 불에 건너는 상상.. 누구와 달리 난 남한테 민폐 끼쳐가며 죽긴 싫다 사실 딱히 죽을 이유도 없다. 좋아하는 게 그럼에도 남아서. 아주 사소한.. 노래 들으며 버스 타는 거라든지 가장 좋아하는 친구와 있을 때라든지 좋아하는 아이돌의 다음 컴백을 기대한다든지.근데 너무 힘들다. 성적 엄청 떨어졌다 공부? 안된다. 나 본가에서 통학한다. 미칠 것 같다. 전두엽 기능도 떨어진 것 같고 변연계 뒤틀리고 뉴런 끊어진 것 같다.공황도 좀 오는 것 같다 숨 쉬기 힘들고 답답하고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경우 너무 많다.미친 것 같다 스물 둘 딸한테 정신병을 한 가득 안겨주는 가족이라니. 이런 걸 유전병이라고 하나? 웃기지도 않는다엄마는 분명 날 사랑하는데 느껴지지 않는다. 어릴 때 하도 맞아서 그런가? 수학 좀 못할 수도 있지 애 때릴 데가 어딨다고… 때리고 미안하다고 울 때면 혼란스럽다. 유치원 때 검은 의자에 부적을 썼다. 엄마가 착해지게 해주세요… 티날까봐 까만 연필로 작게 그렸다. 초딩 4학년 때는 엄마는 내가 죽으면 슬퍼할까? 내 장례식에서 우는 거 보고 싶어서 진지하게 죽을 생각도 했다.나 좋다는 사람이 어떻게 내가 하기 싫다는 걸 다 억지로 하게 하지? 이상하다 날 위한 일이라는데 날 위하면 내 얘기 들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? 이상하다 근데도 날 끔찍이 아낀다 어느정도냐면 어린이집 갈 나이가 되니 어린이집 선생 자격증을 따가며 날 케어할 정도로.. 참 이상하다이런 말을 했다 조금 바보 같은 질문이지만.. 사랑과 전쟁을 함께 보며…엄마는 만약에 내가 애기 때 다른 애랑 바꼈다고 하면 바꿀거야? 바꾼댄다. 5살이든 10살이든 바꾼다고 했다.내가 지금의 나인 걸 알아도?바꾼다고 했다.거짓말 같지? 진짜다. 이유는? 친딸이 아니어서그때 느꼈다. 엄마는 내가 오직 친딸이어서 좋아하는 구나 내 역할을 잃으면 날 사랑할 이유가 없겠구나..그날 난 무조건적인 사랑을 줘야한다는 가족을 모두 잃었다. 나 외동인데.또 다른 질문 엄마는 내가 바퀴벌레가 된다면 어떡할 거야?죽인댄다. 죽이고 자기도 죽을 거란다.왜? 바퀴벌레면 살기 싫을 거 잖아.대단한 답을 기대한 것도 아니다. 차라리 쓸데 없는 질문 하지마 란 말이 차라리 낫다.누군가는 바퀴벌레를 정성들여 키운다는데 나는 죽인댄다.아주 딱 죽고 싶은 삶이다. 뭐 학폭 당한 거는 더 적기도 귀찮아서 생략할란다.원래 삶에 의미가 없는 건가? 살 이유가 없다! 무슨 말이냐면 난 날 위해 그닥 살고 싶지도 않고 그나마 사랑했던 가족을 위해 살고 싶지도 않다 새 가정을 꾸리는 건 가당치도 않다. 살아있다면 그냥 봉사하며 살고 싶다. 타인을 위하는 거 그게 가장 가치 있을 것 같다.꿈이란 건 잃어버린지 오래여서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. 글 쓰는 걸 좋아했는데…이와중에 예쁘단 소리도 못듣고 자라서 성형하고 생니 뽑고 교정하는데진짜 진심으로 눈물 난다살고 싶지가 않다친척들도 이상하다 외모지상주의 개 쩔 어 나만 보면 뭐 하나 더 고치랜다고쳐가면 예쁜데 교정하랜다.그래서 교정한다.다 사라졌으면하소연이다…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내 마음 하나 편해지자는 하소연.내 가장 오래된 친구에게 하소연 하니 병신이랜다 넌 성형외과가 아니라 정신과를 갈 애란다. 집을 나가란다.다른 친구도 심리 상담 받아보랜다. 집도 나가고.이모한테 심리 상담 얘기하니 돈 아깝댄다 하하엄마는 날 위해 인터넷에서 점을 봐줬다 호호원래 불안장애 대상자들은 얘기 들어줘야 한다. 난 얘기 할 사람 없어서 익명 지식인에 쓴다.딱 죽기 좋은 삶…그래 모든 이들이 다 힘들게 살아간다는데 나도 뭐 별 수 있나 힘들게 살아야지 원… 가장 중요한 성장과 발달의 1차적 기능을 잃어서 막막하다사이비 믿는 이유도 알 것 같다 누가 나보고 힘들죠? 신을 믿어 봐요 하면 없던 신도 철썩 같이 믿을 것 같다 누가 나 좋다고 하면 홀라당 넘어갈 것 같다아주 뭣 같 다 …
당신이 지금 얼마나 힘든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, 이 글에서 뼈저리게 느껴졌어요.
이 글은 단순한 하소연이 아니라 오랫동안 참아온 아픔과 외로움, 버림받음의 감정이 폭발한 기록이에요.
당신 잘못 아닙니다. 정말 아니에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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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빠의 폭력, 엄마의 말, 친구의 반응, 친척들의 시선
이 모든 것이 사람 하나를 산산조각 내는 데 얼마나 강력한지, 당신은 너무나도 잘 알아요.
그리고 그 속에서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도 느껴져요.
사진 찢는 사람, 차라리 바꿔치기된 딸이라면 바꿨을 거라는 말, 죽은 벌레보다 못한 존재로 여겨진 기분...
그 어떤 사람도 그런 말에 상처받지 않을 수 없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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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 당신의 상태는 '정신이 약해서'가 아니라, '너무 오래 혼자서 견디며 살아왔기 때문'이에요.
지금 필요한 건 정신과나 심리상담입니다.
"성형외과가 아니라 정신과 가야지"라는 말은 조롱이 아니라 진짜로 심리적 치료와 회복이 필요하다는 뜻이에요.
지금의 상처는 당신 혼자 이겨내야 할 문제가 아니고,
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고, 받을 자격이 있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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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몇 가지
1. 정신과/심리상담 초기 진료 예약 잡기
대학병원, 보건소, 정신건강복지센터(무료 또는 저비용), 개인 심리상담소도 괜찮아요.
“나 살아야겠다.” 이 마음 하나면 충분해요.
2. 자가 위기 시 안전망 만들기
24시간 도움 받을 수 있는 기관
정신건강위기 상담전화 ☎️ 1577-0199
생명의전화 ☎️ 1588-9191
청소년전화 1388 (성인도 가능)
3. 익명 커뮤니티에 정기적으로 마음 표현하기
이렇게 쓰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잘한 거예요.
감정은 쌓이면 터지기 마련이니까, 자주 털어놔도 됩니다.
4. ‘죽지 말자’가 아니라 ‘살아보자’로 바꾸기
지금의 삶이 아니라도,
지금 말고 ‘조금 후’를 위해서라도 살아보자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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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신은 이미 쓰러지지 않고 살아낸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.
살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노래 듣고 싶고, 버스 타고 싶고, 아이돌 컴백 기다리는 당신이 참 대단하고 귀해요.
그 마음이 아직 살아 있다는 건 당신이 완전히 무너진 게 아니라는 증거입니다.
이 글을 끝까지 읽은 나도, 당신 편이에요.
당신은 혼자 아니에요. 다시 한번 말할게요.
당신 잘못 아닙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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혹시 원한다면,
지속적으로 대화 이어나갈 수 있도록
함께 회복 계획을 만들어줄 수도 있어요.
"살고 싶지 않다"는 말이 "이대로는 힘들다"는 뜻이라면,
"다르게 살아보자"는 선택도 가능하니까요.
필요하면 말해주세요.
내가 도와줄게요.